기분부전증이라는 이름으로

2022. 4. 20. 17:24사생활기

 

/ 기분부전증

약간의 우울증인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상태

 

 

 

내가 처방받은 감정의 이름이다.

그 안에 나를 가두고 싶지는 않다.

 

하지만 반대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있었다.

의사선생님의 말씀대로 처방을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.

단연 내 기질만의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천천히 내 감정을

너무 깊이 빠지지는 않되,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.

 

너무 잘 알고 있는데 그게 너무 힘든 요즘이다.

아마 나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깊은 무의식까지

그 감정이 깊이, 묻혀져 있을 것 같다고,

단연 표면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한다.

 

많이 삯히고 혼자 떠안고 가는 것이

너무 오랫동안 이어졌던 것이 사실이다.

그게 내가 살고싶다, 다른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 같다.

 

그냥, 괜찮다 넘기는 일이 너무 많아졌다.

그와중에 머리는 너무 아프고

- 그러니까 반대로 몸은 너무 아프다.

어딘가 말을 하고 싶은데

유일하게 이야기 나누는 사람은 의사선생님이다.

신기하게도 다 괜찮다 생각하는데,

의사쌤 앞에 앉으면 그렇게 질문 하나에도

무언가 깊은 곳이 툭 툭 건드려지는지, 눈물이 흐른다.

 

가장 가까운 신랑에게 털어놓고 싶다고 말했다.

그런 결심이 무색하게도 신랑에게 말을 꺼낼 수 조차 없다.

그냥 엄두가 나지 않는다. 이런것까지 필요한가,

필요한데, 정말 필요한가, 그 사이에 갈팡질팡

시기를 놓치고 다시 시간이 흘러간다.

 

이렇게 글로써 내뱉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지금의 최선이다.

그냥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흐른다.

내가 알지못하는 깊은 감정이 뭐가 그렇게 답답한지

지금 흐르는 눈물의 의미도 이제 알지 못한다.

 

그냥 내가 조금 더 편안해지기를 바란다.

내가 조금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.

그것만을 지금은 간절히 바란다.

 

노력하고 있다는 것,

천천히 나아질 거라는 것,

그렇게 나를 믿어주자.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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